영주에서 열린 작은 예배 큰 은혜

영주에서 열린 작은 예배, 큰 은혜
(GBT 선교사 김종민 & 박은영 선교사 이주민 사역 방문기)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리듯 이른 아침부터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나그네의 이웃(SNS)의 코디네이터 모임을 위해 영주로 향했습니다. 이번 모임은 특별히 경북 영주에서 이주민 사역을 하시는 김종민, 박은영 선교사님 부부의 사역지를 방문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영주에 도착하여 모임 장소인 '로제타 덮밥'이라는 작은 식당에 들어서니 이미 선교사님 부부가 환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이곳은 두 선교사님과 지인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찬양과 말씀, 기도로 교제하는 장소(‘복된 영주’ 모임 장소)라고 합니다. 이어 다른 코디네이터들도 하나둘씩 도착해 맛있는 식사를 나누며 각자의 근황을 즐겁게 주고받았습니다.
오늘 모임의 주인공인 GBT김종민, 박은영 선교사님은 방글라데시에서 부족 청년지도자와 목회자를 대상으로 부족사역을 오랫동안 사역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러나 2020년 1월 자녀의 교육 문제로 한국에 들어오신 후, GBT 본부에서 약 4년간 부대표로 섬기셨고, 자녀의 진학과 생활 지원을 위해 1년 반 전 영주에 정착하게 되셨습니다. 한국에서의 체류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영주에 장기 정착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이주민 사역을 시작하기로 결단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미얀마 선교사 출신 청년을 만나 '복된 영주' 기도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임에 참가하는 것으로 이주민을 위한 영어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영주 지역에서 이주민들이 새롭게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며 두 분은 이들과 함께하는 사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매주 좋은 카페에서 이주민 사역 관련 책을 함께 읽으며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고, 5일마다 열리는 장터에 북 테이블을 설치하여 전도지를 나눠주는 사역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고를 당하거나 주변의 핍박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런 고난 가운데 오히려 주님의 은혜를 더욱 깊이 체험하셨다고 합니다. 한 번은 장날 북테이블 전도 중 주변의 심한 반대로 어쩔 수 없이 테이블을 정리해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바로 옆에서 장사하시던 한 할머니께서 “딸 둘이 예수님을 잘 믿고 항상 엄마 예수 믿으라고 하는데 교회에 갈 형편은 되지 않고 남편이 반대를 한다.” 말씀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다가오신 것입니다. 두 선교사님은 할머니와 복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이런 심한 반대가 할머니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보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선교사님 부부는 특히 이주민들이 자주 찾는 대형 마트와 그들이 사는 빌라 주변을 사역의 거점으로 삼아 찬양을 틀어 놓으며 자연스러운 접촉점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열정도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지역 주민들이 영주에 들어설 예정인 납 공장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보며, 단지 선교적 목적 뿐 아니라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계신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 한 달이 된 영어 예배 모임은 아직 초기 단계로, 꾸준히 참석하는 분들은 필리핀분들 3명, 캐나다분 1명이 있습니다. 아직은 적은 수가 모이지만 그럼에도 예배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분과의 월요일 정기 기도회, 수요일 저녁 영어 성경공부 모임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영어 예배 외에도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 방문지도와 영주 지역 아동센터 영어 교육 병원 통역, 이주민과 함께 병원 방문 등 선교사님 부부의 일상의 살속에는 주님이 보내신 이주민을 향한 진심 어린 열정과 헌신이 가득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흘러갔습니다. 영어 예배를 통해 아름다운 복음이 전해지고, 이주민을 위한 연합 기도 모임과 센터 마련을 위해 기도하신다는 앞으로의 소망을 서천이 바라보이는 조용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복음의 물결이 두 선교사님이 사역하는 영주에서도 이미 잔잔히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주의 서천과 내성천은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강의 일부가 된다고 합니다. 에스겔 47장의 말씀처럼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작은 개울에서 큰 강으로 변해 많은 생명을 살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게 했던 것처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영주의 이주민 예배가 은혜의 깊고 넓은 강물이 되어 지역과 나라를 살리는 풍성한 생명의 역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일을 시작하신 선교사님 부부에게 넘치는 은혜가 임하길 바라며, 영주의 지역 교회와 성도들 모두가 이주민과 이웃이 되어 함께 살아내는 귀한 선교적 삶을 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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